어퍼이스트 83스트릿 소재 하나델리의 업주 이상훈씨는 최근 주정부로부터 한 장의 공문을 받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소들이 담배를 구입할 때 미리 내야 하는 주의 세금(prepaid tax)이 9월 1일부터 또 오른다는 내용이었다.
20개들이 일반 담배 한 팩당 77센트, 25개비가 들어있는 던힐 담배를 살 때 99센트를 더 지불해야 하니 한 팩에 1달러 가까운 인상요인이 생긴 셈이다. 이씨는 “여건상 세금 인상분 이상 가격을 올리기는 힘들다”며 “담배 한 팩이 15달러 가까이 되면 당연히 판매도 줄고 마진을 남기기도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델리, 그로서리 업소에서 적지 않은 수입원 역할을 했던 담배가 점점 애물단지로 바뀌고 있다. 강력한 뉴욕시의 금연 정책과 높은 세금에 판매 수익도 줄어들고 미성년자 판매에 대한 규제와 함정 단속으로 자칫하면 벌금이나 물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젠 정말 담배 장사 못 하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드타운 O 델리의 경우 다른 품목은 10달러 이상일 경우 카드를 받지만 담배를 팔 때는 현찰만 받는다. 업주 강모씨는 “한 팩을 팔아도 1달러를 못 남기는데 카드 수수료까지 제하면 정말 남는 게 없어 지난해 담배세가 올랐을 때부터 현찰만 받는다”며 “현금이 없는 손님에게는 매장안 ATM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성년자 판매 단속에 걸렸던 브루클린의 한 업주는 “아이까지 안고 온 엄마를 어떻게 미성년자로 볼 수 있느냐”며 갈수록 심해지는 함정 단속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뉴욕시의 평균 담배 가격은 2000년 5달러를 넘은 후 2002년 7달러50센트로 크게 올랐고 2008년 8달러50센트를 기록했다. <표 참조> 2009년에는 주와 시 세금에 이어 연방세마저 인상되면서 최초로 10달러에 도달했고 지난해 또 다시 주 세금이 올라 12달러에 근접했다. 맨하탄 지역 실제 판매 가격은 지난해부터 13달러를 넘었고 15달러에 근접한 곳도 있다.
이종식 식품협회장은 “담배 마진은 한 팩에 3달러일 때와 12달러일 때와 거의 비슷한데 판매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담배가 매장의 구색을 맞추고 손님을 유인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꼭 필요한 품목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